<만남>MBC-TV토크쇼 진행맡은 소설가 김한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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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출간 6개월만에 1백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여자의 남자』의 작가 김한길(42)이 TV토크쇼 진행자로 나섰다.MBC-TV가『이숙영의 수요 스페셜』을 폐지하고 23일부터 신설하는『김한길과 사람들』(토요일 밤 11시30분).
『지금까지 우리나라 토크쇼는 자니 커슨류의 오락성 강한 토크쇼 일색이었어요.제가 맡은 프로는 쇼라는 생각을 버리고 토크에충실할 작정입니다.잡담만 하다가 끝내지 않고 출연자의 인간적인면모를 보여줄수 있는 깊이있는 대화를 이끌어 내 도록 노력해야겠지요.』 방송경력이라고는 불교방송에서 석달간 시사칼럼프로『김한길의 시사저널』을 진행했을 뿐 TV프로 진행경험이 없는 그를MBC측이 간판 토크 쇼프로의 진행자로 선뜻 기용한 것은 그의다채로운 경력과 독특한 캐릭터 때문.
김한길은 사회당 당수였던 김철씨(70)의 아들로 71년 건국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학점미달로 낙오,다시 정외과에 입학해 81년에야 졸업했다.
학과공부보다 글쓰는 일에 더 몰두했던 그는 78년「문학사상」에 군대생활을 소재로 한 소설『병정일기』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기시작해 81년『바람과 박제』로 등단했다.그러나『병정일기』의 내용이 문제돼 군수사기관에 불려다니다가 81년 미 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한국일보 기자.중앙일보 샌프란시스코 지사장등으로일한 그는 87년 다시 귀국,방송위원회 대변인.기획국장.사무총장을 지냈다.또 13대 총선에서는 민주당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81년 현재 미국에서 검사를 하고 있는 이어령 前 문화부장관의 딸과 결혼했으나 헤어져 지금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MBC측은 기존의 토크쇼들보다 심각하고 무게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딱딱한 인상을 주지 않는 인물을 찾다보니 김한길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다방면의 경험과 뛰어난 말솜씨,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느슨한분위기가 신설프로의 성격과 맞아떨어졌다는 것.
『인생에서 특별히 이루고 싶은 것이 없고 그때 그때 하는일에몰두하며 살아왔다』는 그는 토크쇼를 하는 동안은 소설도 쓰지 않고 방송일에만 매달리겠다고 한다.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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