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전월세값 높일 우려/경실련 토론회서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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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무주택서민에 부담… 임대주택 공급 늘려야
금융실명제가 단기적으로는 전월세 값을 올리고 전세 물량을 줄이는 등 집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소형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고 주택구입자금의 융자비율을 높이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7일 경실련이 개최한 주택관련 토론회에서 중앙대 하성규교수(경제학)는 「금융실명제의 주택시장 파급효과」라는 논문을 통해 『금융실명제로 사채시장이 없어지면 전세금을 굴리던 집주인들은 이자수입이 줄어들어 전세를 거두어 들이거나 전세보증금을 올려받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집없는 서민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또 『이자소득을 노리고 집을 전세 놓던 사람들 가운데 아예 집을 팔아치우는 경우가 늘겠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들은 중대형주택이 대부분이어서 서민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금융실명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됨에 따라 소형주택을 주로 짓는 영세주택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할 우려도 커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대한 대책으로 하 교수는 ▲실수요자가 몰리는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공급을 꾸준히 늘리고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지어 서민들의 주거안정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시했다.<남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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