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린이도서실 붐-서재.거실 개방 독서지도.동화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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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꼼꼼히 살펴 골라낸 좋은 그림책,미취학 어린이들의 몸집에 걸맞은 책상과 꼬마의자,갖가지 장난감.
그림책을 슬라이드로 만들어 보여주거나 이야기로 들려주는「엄마선생님」,그리고 책읽는 엄마와 친구들….
「파란나라」(서울사당동 극동아파트 105동 205호)를 드나드는 어린이들은 이 모두를 누릴수 있다.
다섯살짜리 딸을 기르는 趙焌暎씨(28)가 정말 좋은 책들을 중심으로「우리 아이들」을 잘 길러보자며 이웃 주부들과 더불어 경험과 지혜를 나누기 위해 지난 3월 자신의 아파트를 개방한 것이다. 「파란나라」어머니모임 10여명의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어린이 그림책들을 함께 비평하고 자녀 독서지도방법을 연구한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파란나라」 슬라이드극장은 趙씨가 좋은 그림책들을 슬라이드로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서로 이야기하며 노래도 함께 부르는 프로그램.그리고 매주 화.목.토요일에는동네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찾아와 책을 읽거나 집으로 빌려갈수도 있다.
그간「파란나라」에서는 어린이도서연구회의 도움으로「어린이와 독서교육」「자녀에게 어떤 책을 권할까」「학부모와 교사관계,이렇게하세요」「어린이와 그림그리기 지도」「동화구연」등에 대한 강좌가열려 학원교육이나「봉투」가 자녀교육문제의 해답 이 아니라는데 공감하는 어머니들의 관심을 모았다.
정말 바람직한 어린이 문화환경,특히 독서환경의 중요성을 널리알려 좀더 많은 이웃 어린이들이 전자오락이나 겉모양새만 그럴듯한 유아용 전집도서들의 폐해로부터 벗어나도록 돕기위해「파란나라」어머니들이 지난11일 낮 이 아파트단지 놀이터 에서 펼친 어린이 마당잔치도 대성황.
책마당.이야기마당.인형마당,어머니들이 만든 꽃수레를 타고 아파트단지를 돌아보는 꽃수레마당,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드는 재활용마당 등이 펼쳐진 마당잔치에는 6백명가량의 동네어린이와 어른들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 낯을 익히고 자녀교육에 대 한 이야기도나누는 기회가 됐다.
***○… 行事에 6백명몰려 …○ 파란나라 어머니회원 權惠淑씨(33)는『아이에게 좋은 독서습관을 길러주려고 참가했는데 나자신도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는다』면서『내 아이만 잘 키우기란불가능하며 다함께 우리아이들을 키워야한다는 마음가짐과 노력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효과적인지를 새록새록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어린이도서 비평모임.그림책 비평모임.
학부모를 위한 글쓰기지도 모임 회원들도 잇따라 자신의 서재나 거실을 동네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활짝 개방하겠다는 계획.
좋은 책들을 적극 소개.권장하는 일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이 올바른 삶의 자세를 키워가도록 돕는 교육문화운동체로서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일반 가정이나 어린이전문서점 등에 가정도서실 내지 책사랑방을 열려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강좌를 열어 주거나 운영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 문화운동 확산돼야 …○ 이미▲산샘 어린이전문서점(서울 오금동 (400)6856)▲한마음도서실(경북안동 ○531279) ▲작은자리회관(경기도 시흥 (693)6249)▲아이사랑(인천부평4동 성당 (519)2310)등 일반가정뿐 아니라 어린이전문서점.교회.학 원 등이 어린이도서연구회와 교류하며 어린이와 그 부모들을 위한 독서공간과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李柱暎씨는『일본은 공공도서관 수가 국민 5만명에 한개꼴로 우리나라(16만명당 한개)보다 형편이 한결 나은데도 6천개가 넘는 가정도서실이 어린이 공동체문화를 일구는데 큰몫을 하고 있다』면서『우리 사회에도 좀더 많은 가정도서실과 책사랑방이 생겨나 지역사회 문화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힌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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