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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가격 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최근 공직자 재산등록.공개 과정에서 몇몇 공직자들은 자신의 재산가액을 9억9천5백만원.19억9천만원등으로 등록해 눈길을 모았었다.
그들의「의도」야 짐작이 가지만 어쨌든 그들로서는 얼마의 차이로 10억원이상자 명단 또는 20억원이상자 명단에 실리지 않았으니「작전」이 성공한 셈이다.
이같은 방식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품들의 가격에도 이미 쓰이고 있다.
특히 냉장고.TV등 가전제품,백화점의 세일 의류와 구두.침구류등의 가격표를 가만히 살펴보면 상당수가 10만원.50만원등에서 불과 1천~2천원 빠져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심지어 모 패션의류는 10만원에서 단돈 10원이 빠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오즈 프라이스(Odds Price)라는 용어로 마키팅이론에도 들어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선 이를 單數가격이라고 풀어 쓰고 있다.
물론 첫번째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제품가격이 좀더 싸게 비치게하는 것이다.
2만9천9백원과 3만원의 차이는 1백원에 불과하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이 가격을 받아들일때 前者는 2만으로 시작되지만 後者는3만으로 시작되기에 심리적으로는 얼핏 1만원차이로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구입하기에 앞서 갖고 있는「얼마짜리 이하의 제품을 사겠다」또는「얼마 이상의 가격은 사지않겠다」는 생각,이른바 가격저항선이 주로 몇만원,몇십만원과 같은 큰단위로 이뤄지게 마련이어서 이같은 單數가격은 저 항선을 돌파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어떤 제품은 10만1천5백원.50만9천2백원과 같은 가격전략을 쓰기도 한다.대충 이익을 붙여 손쉽게정한 가격이 아니라 면밀하게 원가.이윤등을 계산해 책정한,믿을수 있는 가격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각종 성금모금을 할때 1천만원을 내는 것보다 1천10만6천80원을 내는 것이 좀더 성의있게 비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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