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정권 1개월 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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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참신성·변혁 기대감에 평균 70% 지지율/경기대책·정치개혁 운명 걸려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정권이 발족한지 9일로 만 1개월이 됐다. 8개정파에 의한 느슨한 결집으로 출범초 「유리세공품」이라 불렸던 연립정권이지만 아직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높은 지지율로 순항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65%(매일신문),79%(동경신문·공동통신)나 된다. 그러나 총리관저측과 신생당,공명당 등 연립야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알력도 심심치않게 들려오고 있다. 또 정치개혁,경기침체,매일경제 마찰 등 난제도 산적해 정권의 앞날에 대한 불안은 남아 있다.
호소카와 정권의 높은 지지율은 「참신하다」는 인상에서 비롯된다.
참신성을 받쳐주고 있는 것이 변혁을 시도하고 있는 호소카와 총리의 행동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위압감을 주지 않는 그의 자연스러운 행동은 호평을 받고 있다.
호소카와 총리는 권위의 상징인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는 것을 비롯,평상복으로 집무실을 드나드는가하면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 관방장관과 관저뒤뜰에서 커피브레이크를 가지기도 하는 등 국민을 향해 직접 호소하는 새로운 지도자상을 보여주려하고 있다.
이같은 변혁시도가 일단 좋은 점수를 받고 있으나 변혁이 구체적으로 실현될지 여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호소카와 총리의 최대 과제는 연내에 입법화하겠다고 공약한 정치혁관련법안이다.
소선거구·비례대표 병립제실시,기업단체의 정치가 개인에 대한 정치헌금금지,정치자금법 위반 등에 대한 공민권제한강화 등을 골자로 한 연립여당안은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정당지원 조성금과 관련한 연립여당안은 비난을 받았다. 연립여당안은 국민 1인당 5백엔씩 정치자금을 조성,의석비율로 나눠주자는 것이다.
이 안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호소카와 총리는 부라부랴 이를 절반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정권탄생이래 최대의 실수라는 평을 받았다. 호소카와 정권의 명운이 걸린 또 다른 과제는 경기대책이다.
경기침체가 심각,회복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자민당 정권때보다 후퇴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세제감면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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