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교실>10.성인병치료 식이요법 과신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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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요즘「소금요법」이니「포도요법」이니 하는 소위 민간 식이요법이성인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섭생을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물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특히 강하다.건강보조식품이 불경기속에서 도 호황을 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러나 이제는 몸에 좋다고 무턱대고 먹는 것보다 바른 건강지식으로 올바로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이러한 식이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잘못 이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으므로 몇가지 유의하여야 할 점을 소개해본다. 첫째,질병을「치료」한다는 말에 유의해야 한다.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감기같이 단기간의 치료로 해결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 조절해야 하는 병이다.따라서 어떤 요법이 성인병에효험이 있었다면 그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또포도요법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하여 암「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오히려 수술이나 약물치료의 적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 둘째,치료효과가 과장되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어떤 방법으로 효과를 본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를 권하게 되고반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체질이 맞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덮어버리는 수 가 많다.따라서 치료효과를 판정하는데「선택적 오류」가 생기기 쉽다.또 단기간에 효과를 본다는 말에 현혹되기 쉬운데 이런 처방일수록 부작용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셋째,그럴듯한 이론을 내세우는데 유의해야 한다.소금이 물을 끌고 다니면서 혈관을 청소하여 동맥경화를 치료한다거나 포도속에지방세포를 분해하는 효소가 있어 비만증을 치료한다는 이론은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말 이다.
넷째,임상실험 결과를 해석하는데 유의해야 한다.새로운 약이나치료법이 개발되면 임상실험을 거치게 되는데 이는「僞藥효과」를 배제하기 위해서다.아무 효과가 없는 소화제를 이름있는 의사가 특효약이라고 처방하면 실제로 증세가 좋아지는 경 우가 있다.이를 위약효과라 하는데 자기암시가 강한 사람일수록 이 효과는 커진다. 위약효과는「이중맹검법」이라는 실험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그러나 어떤 처방을 했더니 60%에서 좋아졌다는 결과는 비과학적인 실험방법이다.야채효소법이 체중조절에 효과가 있다고 했을때 효소성분의 특이한 작용에 의한 것인지,단순히 저■ 로리 섭취에 의한 것인지 과학적인 비교자료가 없다.신비스런 처방이나그럴듯한 이론에 빠지면 위약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건강법은 유행을 타게 마련이다.반짝 성행했다가 별다른 효험이 나타나지 않으면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지금 유행하는 요법도 앞으로 나타날 보다 신비롭고 손쉬운 방법에밀려날 것이다.건강은 어느날 손쉽게 낚아챌 수 있는 것이 아니다.건강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올바른 건강지식 아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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