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양안교류의현주소>4.농산물.경공업품 밀교역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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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中國대륙과 대만간의 교류에는 여러가지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적지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대만 항구를 통해 밀려드는 대륙의 밀수품들과 아편등 마약류의 밀반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밀수품과 마약류의 반입은 범죄조직들에 의해 조직적으로주도되고 있어 양안 정부측은 이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륙의 값싼 농산물과 대만의 경공업제품들이 서로 맞바꿔지는 이러한 밀무역은 주로 대만의 동북부지역과 남부의 해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대만 남부 뚱강(東港)을 비롯해 항구 곳곳에 대륙의수공예품과 토산물등을 판매하는 상점등이 성업중인 것을 볼 수 있다. 대만 동북지역의 수아오(蘇澳)港의 경우 야간에는 바다멀리 양안간 밀교역이 이루어지는「夜市」의 휘황한 불빛이 직접 목격되기도 한다는 것이 이곳 한 주민의 설명이다.
『교류 초기에는 주로 대륙의 공예품등이 밀반입됐으나 요즘에는땅콩.마늘.버섯등 농수산품이 주로 들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점차 대형화하는 추세에 있어 이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만 內政部(한국의 內務部에 해당)관리의 설명이다.
실제 양안간 밀교역의 심각성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대륙내지에서 재배되는 마약류의 대량 유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만 역사상 최대치에 해당하는 대륙제 헤로인 3백36㎏이 밀반입되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해 이에대한 대만사회의 경각심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또한 마약류외에 최근 들어서는 해상밀무역을 통해 대륙의 권총과 수류탄을 비롯한 무기류가 대량으로 밀반입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밀반입은 점차 양안간 범죄조직간의 공동연계 추세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양안정부측의「공동」대처가 절실한 형편이다.
양측은 준정부간 회담등을 통해「양안범죄 공동대처」방안을 주요의제로 다루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양안간의 밀교역 이외에 여러가지 교류형태에 따라 별로달갑지 않은 부작용들이 돌출하고 있어 가끔씩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우선 빈번해진 양안간의 인적 교류에 따라 대륙에서 결혼하는 대만청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대륙에 투자진출한 대만기업의 사장들이 대륙에서 「현지처」를 구하는 일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만이 통일정책으로 주창하고 있는「一國兩府」에 빗대어「一國兩婦」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대만기업주들의 현지처구하기 열풍은 양안간 현격한 소득격차등으로 인해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게 현지 언론들의 전망이다.
이밖에도 양안교류가 시작된 이래 급증하고 있는 대륙의 밀입국자에 대한 처리문제로 대만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일부 대만당국에 적발되지 않고 대만에 밀입국한 대륙인들이 약 3천명에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어 향후 잠재적인 사회불안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대만의 祖父母를 따라 대만에 거주하게 된 12세이하(지난해까지 16세이하)의 청소년들이 대만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역시 잠재적인 사회불안의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들 또한 양안의 정부당국으로 하여금 결국대화테이블에 마주 앉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도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홍콩=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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