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휘젓는 중국 육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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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국 육상이 세계 무대에서도 드디어 용틀임을 시작했다. 중국 육상은 90년까지만 해도 아시아 최강 정도 .
그러나 91년 동경 세계 선수권 대회,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 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중국의 금메달 종목은 창던지기·포환던지기 등 투척분야.
그러나 이번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중국은 장거리 트랙 종목의 길목인 여자 3천m에서 기라성 같은 유럽·아프리카 선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1∼3위를 석권,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중 취윈샤·장리롱 등은 지난 4월 천진 마라톤에도 출전해 역대 세계 마라톤 랭킹 6위권인 2시간24분대를 나란히 주파, 마라톤에서도 「중국 돌풍」을 강력히 예고했다.
특히 취윈샤는 『사실 이번 대회에선 마라톤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고 싶었으나 올 겨울 상금이 걸린 마라톤에 나가기 위해 포기했다』며 마라톤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중국이 세계 대회 사상 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는 이번이 처음.
한편 마라톤계는 이들이 본격 마라톤에 출전할 내년 시즌부터 일본과 함께 또 한차례 황색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이번 여자 마라톤에서도 노르웨이·포르투갈·러시아 등 정상 무대를 주름잡던 유럽세가 퇴조하고 일본세가 완전히 대세를 장악했다.
여기에 이들을 능가할 중국마저 가세할 것으로 보여 세계 여자 마라톤은 당분간 아시아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이다. 【슈투트가르트=신동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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