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경단련 정치헌금 전면폐지/다른 경제단체 동참 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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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경제신문 보도/의존도 높은 민자당 큰 타격 예상
【동경=이석구특파원】 일본 재계의 총본산인 경단련이 기업·기업단체에 의한 정치헌금을 전면폐지할 방침이라고 15일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 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경단련은 정·재계 유착의 상징인 기업·업계단체에 의한 기업헌금에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연립여당이 정치개혁법안에 어떤 형태로든 기업헌금 금지조항을 넣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경단련은 오는 9월2일 정·부회장회의를 열고 이를 정식으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단련은 지금까지 매년초 각 기업에 1백30억엔 규모의 정치헌금을 할당,자민·민사당에 나눠줘 왔다.
경단련의 정치헌금폐지는 자민당 발족이래 40여년 가까이 계속된 기업헌금 중심의 정치자금조성 형태를 근본부터 바꾸는 것으로 자민당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경단련의 정치헌금을 전제로 은행에서 선거자금 융자를 받는 등 경단련의 헌금에 크게 의존해왔다. 경단련은 일경련·일본 상공회의소·경제동우회 등 경제4단체에 대해서도 이해를 구해 정치헌금 페지를 기업·재계의 총의로 할 생각이다.
그러나 경단련의 결정은 구속력을 갖지 않고 있으므로 당분간 기업이나 업계단체가 자주적 판단에 따라 헌금을 계속할 것 같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보도했다. 경단련의 이같은 방침은 자민당뿐만 아니라 연립여당의 신생당·일본신당 등 정치헌금을 전제로 선거자금융자를 받았던 정당으로부터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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