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교통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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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의 항공 교통망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제공항은 평양 북쪽의 순안 비행장 한곳뿐이고, 대형 여객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곳도 선덕·혜산·청진비행장 정도다. 신의주·원산 등 14곳에도 비행장이 있지만 군용 비행장을 겸한 데다 활주로가 짧아 소형 여객기·경비행기 이용에 그치고 있다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민용 여객기는 국제선용 24대, 국내선용 40대 등 모두 64대로 알려져 있다.
항공회사는 작년 10월 조선 민항을 개칭한 고려항공이 유일하다.
다만 고려공항이 정무원 교통위원회 대신 인민 무력부 산하 민용 항공국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게 특징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북한에서는 민용·군용항공의 구분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용승객은 외교관·공무원·외국 관광객 등이 대부분이고 일반주민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일성은 고소공포증 탓에 비행기를 아예 타지 않는다. 김정일은 최근 공군에 대한 수십 차례의 현지지도를 다녀왔고 직접 조종도 할 줄 안다고 한다. 국내선 가운데는 순안∼선덕∼청진노선이 유일한 정기노선으로 주1회 취항하고 있다.
평양∼청진간 열차가 20시간정도 걸리는 데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노선을 개설했다는 게 귀순자들 얘기다.
부정기 노선으로는 순안∼청진, 순안∼혜산 노선이 비교적 운항 빈도가 높다. 순안∼청진노선은 공무출장자가 주로 이용하고, 순안∼혜산 노선의 경우 백두산 관광객 및 시찰단이 많다. 이밖에 순안을 중심으로 신의주·황주 등에도 부정기적으로 취항은 하지만 운항횟수는 드문 편이다.
국내선에는 TU-116B·IL-18 등 소형여객기 외에 경비행기·수송용 헬기도 투입된다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정기 국제노선은 모두 5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는 상태.
순안∼북경 노선이 주2회이고 순안∼모스크바∼베를린, 순안∼모스크바∼소피아, 순안∼하바로프스크, 순안∼방콕노선이 주1회 운항한다.
모스크바∼순안, 하바로프스크∼순안 및 북경∼순안 노선은 다시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프로트사와 중국민항이 주1회씩 들어오고 있다.
하바로프스크∼순안 노선은 일본 니가타 공항과 접속돼 일본관광객 유치에 이용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국제노선에 투입되는 여객기는 TU-154B· TU-134B·IL-82 등 모두 소련제 기종. 이 가운데 IL-82는 객석수 1백86석, 항속거리 9천1백45㎞로 북한 여객기 중 최대 규모다. 보유대수는 6대.
IL-82는 객석수 1백64석, 항속거리 5천2백50㎞인 TU-154B와 함께 모스크바∼소피아 등 장거리 노선 운항에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이밖에 중동·동구·아프리카에 부정기 노선을 띄우고 있으나 사절방문 등 특수한 목적에 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항공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은 최근 일본·대만·동남아 등과의 민항기 취항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JAL과 조총련계 금강산 국제항공(Air Korea)은 관광객·상공인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세기 쌍방 취항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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