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저」에 시달리는 여름증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여름 증시가 무더위 속 3저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9일 연중 최고치(7백77.25포인트) 기록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요즈음에는 7백40포인트대를 맴돌며 한달 이상 조정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맡겨놓는 고객예탁금은 24일 현재 2조7천6백14억원으로 지난달 12일의 3조4천2백41억원(연중 최고치)에 비해 한달 보름사이에 20%가량이나 줄었다.
주식거래량은 24일 1천79만주에 그쳐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비롯, 최근 3일 연속 1천만주대에 머물렀다(지난3개월 동안의 하루 평균거래량은 3천5백만∼4천만주).
이 같은 현상은 우선 ▲상반기 GNP성장률이 80년대 초이래 가장 낮은3.9%수준에 그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아직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엔화강세가 둔화되고 중국이 긴축정책을 펴는 등 수출여건도 불투명해 실물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현대그룹의 노사분규가 장기간 지속됐고 ▲고위공직자에 대한 예금계좌조사 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으며▲외국인투자한도가 소진된 종목이 속출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기관투자가들도 자금사정이 나빠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지 못하고있는 점도 무기력장세의 원인이 되고있다.
이와 함께 여름휴가철이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8월은 매수 호기" 분석도>
각 증권사들은 이와 관련, 주보 등을 통해 향후 증시를 전망하면서 앞으로 당분간은 조정국면이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전략을 조심스럽게 세울 것을 권유하고 있다.
산업증권은 『시장기조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이므로 크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증자 및 실적호전 예상주, 매수합병 및 부동산관련주 등 재료주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요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제일증권은 『이번 주 후반부터는 8월 장세를 의식한 상승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고, 대신증권은 『8월이야말로 중기적 관점에서 절호의 매수시점』이라고 분석하는 등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