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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제1야당 사민당총재 루돌프 샤르핑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벨리 브란트와 헬무트슈미트 등 걸출한 총리를 배출한 바 있는 독일야당사민당(SPD)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총재에 루돌프 샤르핑 현 라인란트 팔츠주 지사(45)를 선출, 일찌감치 총선 대비체제에 돌입했다.
독일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별 당원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된 샤르핑신임 총재는 87만 평당원 중 40%의 지지를 얻어 의회 위증 스캔들로 물러난 비외른 엥홀름을 이어 위기에 처한 사민당을 이끌어 간다..
94년 가을로 예정된 총선의 총리후보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되는 샤르핑 총재는 전세계적인 좌파의 몰락 추세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같은 주 출신의 콜 총리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48년 팔츠주 소도시에서 가구소매상의 아들로 대어난 샤르핑은 본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19세 때 사민당에 가입, 일찌감치 정치에 발을 디뎠다.
급진사회주의 이념을 추구한 사민당 청년조직을 주도하던 샤르핑 총재는 75년 라인란트 팔츠 주의회에 진출했다.
그는 이어 사민당 사무총장을 거쳐 85년 라인란트 팔트주 당위원장으로 추대된 후 71년 주 지방선거에서 승리, 주총리에 취임했다.
특히 전후 기민당이 독식해오며 콜 총리가 주총리를 지낸 팔트주에서의 승리는 그들 중앙 정치무대에 부각시키는 결정적 발판을 마련케 했다.
말수가 적은 샤르핑 총재는 어눌한 연설 솜씨에다 엥홀름 전 총재처럼 카리스마적인 지도력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그는 그러나 조직능력이 뛰어나고 억척스러울 정도의 일 벌레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경기침체와 잇따른 정치스캔들로 정치불신감이 팽배해 있는 독일에서 그의 참신성은 노련한 콜총리를 따돌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사민당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69년부터 82년까지 브란트·슈미트 등 강력한 지도자들을 속속 배출하며 정계를 주도해왔던 사민당은 82년 슈미트의 연정이 붕괴된 이후 83년·87년·90년 등 연방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를 거듭했다
최근 슈피겔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6%가 콜 총리를 지지하는 반면 36%가 샤르핑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민당 집권가능성을 내비치고있다.
사민당은 현재 하원 6백62석 중 집권 기독교연합(CDU/CSU)의 3백19석에 이어 36%인 2백39석을 차지하고 있다.
또 전국 16개주 중 11개주 정부를 단독 또는 연합 구성하고 있으며 상원에서는 확고한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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