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엔 이산상봉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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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1월 22일)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12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적십자 채널을 통해 "이번 설에는 흩어진 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가 어려우니 다음에 논의하자"고 통보해 왔다.

북측은 추운 날씨와 불편한 숙식시설, 교통편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는 북측의 요구를 수용해 3월 이후에 적십자 회담을 통해 북측에 상봉 재개 의사를 타진키로 했다. 한적 관계자는 "올해는 설이 예년보다 이른 1월에 있고 북한이 여러 이유로 행사 준비의 어려움을 호소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설.추석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북측의 입장만 지나치게 배려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지난해 11월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짓기로 합의한 것을 빌미로 완공(2005년 목표)때까지 상봉 행사를 가급적 피하려는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북 양측은 2000년 8월 첫 상봉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여덟 차례 상봉 행사를 통해 8천51명이 가족.친지와 만났고, 1만6천6백72명이 생사를 확인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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