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팀 소집 싸고 협회·구단 대립외국인 선수 중 유고출신이 절반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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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8월15일 소집 주장>
월드컵대표선수 차출시기를 놓고 프로축구단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출전」이라는 한국축구의 여망을 실현하기 위해선 대표선수들의 조기차출이 불가피하나 곤두박질해 있는 국내 프로열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이들의 프로경기출장이 절실치 요구되고있기 때문. 더욱이 프로구단들은 종반전에 접어든 올 프로축구가 전례 없이 혼미 속에 있어 이들의 활약여부가 우승향방을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함에 따라 대표선수의 차출시기를 둘러싸고 축구협회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축구협회가 계획중인 대표소집시기는 아시아최종예선전(10월15∼28일·카타르)개막 2개월 전인 8월15일. 김호 월드컵대표팀감독 역시 한국이 아시아 최종예선 관문을 뚫기 위해서는 최소 2개월의 합숙훈련기간이 확보돼야한다고 주장, 월드컵 대표팀의 조기소집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구단 측은 현 대표선수선발 규정(대표차출은 1개월 전)을 들어 일단 소집에는 응하되 9월 중순까지는 종전처럼 주말 프로리그 참가·합동훈련방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내전으로 영입용이>
국내프로축구계에 유고출신 용병들의 바람이 거세다.
각 구단이 올 시즌 실전에 투입하고 있는 외국인 용병들로는 대우의 우치체(유고), 알미르(구 소련)를 비롯해 사리체프(일화·구 소련), 필립·토체프(이상 불가리아·유공), 루사르도 (LG·우루과이)등 모두 7명. 여기에 최근 입단이 확실시되는 쿤티치(포철), 부체비치(현대),마사치(대우·이상 유고) 등을 합치면 총10명의 용병들이 뛰게된다. 이중 루사르도를 제외한 9명이 동구권이며 특히 유고출신이 무려 5명이나 돼 「유고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은 유고가 오랜 내전으로 자국에서의 선수생활이 여의치 않게 되자 선수 상당수가 외국행을 선호하고 있는 데다 국내구단으로서는 큰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비교적 수월하게 이들을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더욱이 우치체·라데 등 유고용병1세대들이 그 동안 깨끗한 매너와 성실한 플레이로 한국 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준 것도 한 요인.

<포철·대우 희색만면>
93프로축구 하반기리그는 그 동안 장마로 경기가 잇따라 연기되자 구단마다 희비가 엇갈려 대조.
7월 들어 연기된 게임 수는 모두 3게임. 지난 11일 LG-대우(동대문)경기에 이어 17일 대우-유공(부산)·일화-LG(동대문) 경기가 취소된 것. 이 때문에 월드컵대표 4명을 보유, 이들의 차출전에 승점 추가를 별렀던 LG와 현대·포철에 거푸 발목이 잡혀 선두질주에 제동이 걸린 일화는 울상을 짓고있는 반면 최근 홈 경기 무패(5승1무) 행진을 계속중인 포철, 상승세의 대우는 충분한 여유시간을 확보하게 돼 희색이 만면.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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