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문예지 『블랙크레인』준비 열음사대표 김수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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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작품과 작가들을 미국에 소개할 전문문예지『블랙 크레인』(재두루미)이 내년 봄에 창간된다. 도서출판 열음사 대표 김수경씨(45)는 지난해 가을 첫호를 낼 예정이었던 이 반년간지의 창간이 전문번역자 확보, 미국내 유통기구 선정, 현지법인 창설 등의 문제로 1년여 늦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본보92년 7월8일자 참조).
창간준비 작업을 위해 올초부터 6개월여간 미국 뉴욕에 출장 가 있다 최근 귀국한 김대표는 『올해 9월중 뉴욕에「열음사 인터내셔널」을 현지 법인으로 창설하고 내년 3월중 4·6배판 1백10쪽 내외의 창간호를 내기로 했다』면서 『미국내 유통은 에스피디·인랜드사가 맡기로 지난 5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잡지의 편집진은 데이비드 메켄 코넬대 한국문학과 교수, 마셜 필 하와이대 한국문학과 교수, 월터 루 브라운대 강사 등이며 자문역은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와 미국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프레데릭 제임슨교수가 맡기로 했다.
창간호에는 황동규 시인의 삶과 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대한 소개와 서평, 이상·천상병·최승호 시인의 시, 현진건의 소설『B사감과 러브레터』, 한국의 공연예술에 대한 리뷰 등이 실릴 예정이다.
김대표는『작품 선정도 어려웠지만 특히 유능한 번역자의 부족으로 영어로 옮기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영역을 맡은 편집진과 전문번역가 브루스 풀턴씨 등의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점도 한 원인』이라고 실토했다.
우리 문학작품들이 세계적 수준인데도 영어권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잡지를 기획했다는 그는 『뉴욕의 한국인 2세 중에서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문학작품의 영역에 종사할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도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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