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하는 피서지의 밤|별자리 어떻게 관찰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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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칠월칠석이면 생각나는 견우성과 직녀성의 슬픈 얘기는 알아도 정작 이 별을 밤하늘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맑은 여름밤 야외에서 가족이 함께 누워 은하수를 비롯한 귀에 익은 별자리를 찾아본다면 퍽 유익한 방학과 휴가가 될 것이다. 여름철 주요 별자리와 얽힌 얘기, 별관측 요령 등을 별자리 그림과 함께·특집으로 꾸며본다. 【편집자 주】
『올 여름에는 꼭 견우성과 직녀성을 찾아보자.』
여름철 한밤중에는 은하수가 바로 머리 위에 걸려있게 된다. 특히 1년 중 가장 웅대한 모습을 드러내는 계절이기 때문에 여름은 은하수를 관측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우선 별자리 그림을 옆에 놓고 머리를 북쪽으로 향해 누워 하늘을 보자. 남북으로 이어진 길다란 구름처럼 보이는 것이 1천억개의 별로 이뤄진 은하수다. 은하수의 중간쯤을 보면 3개의 밝은 별로 된 커다란 이등변 삼각형(여름의대삼각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 한 개의 별은 은하수속에 잠겨있고 다른 두개는 은하수의 가장자리에 서로 마주보고 있다.
마주보고 있는 두별이 그 유명한 견우성과 직녀성이다. 1등별인 견우성은 양쪽에 흐린 두 별을 거느리고 있고, 직녀성은 1등별보다 더 밝은 0등별이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가장 밝아 쉽게 구분이 된다. 견우성과 직녀성은 각각독수리자리와 거문고자리에 속해 있는데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독수리는 제우스가 변신한 모습이고 거문고는 오르페우스가 타던 악기의 모습이라고 한다.
견우성·직녀성과 대삼각형을 이루는 나머지 1등별은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백조자리는 모양이 가장 그럴 듯한 별자리의 하나로 일명 북십자라고도 불린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 북십자의 머리부분은 백조의 꼬리에 해당돼 은하를 따라 남쪽으로 헤엄치는 목이 긴 백조의 모습을 하늘에 그려내고 있다.
은하수를 따라 남쪽하늘로 내려오면 차주전자처럼 배열된 일단의 별들로 이뤄진 궁수자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별자리 주위의 은하수가 다른 어느 곳보다도 가장 굵고 휘황찬란하다. 그 이유는 이쪽이 바로 우리 은하계의 중심방향이기 때문이다. 하체는 말, 상체는 사람이었던 시론이 활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 바로 궁수자리 형상이다. 궁수자리에는 1등별로 분류되는 밝은 별은 없지만 밝기가 거의 비슷한 5개의 별이 찌그러진 5각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궁수자리의 오른쪽에는 커다란 S자 모양의 전갈자리가 있다. 이 별자리도 모습이 그럴듯한 것 중 하나인데 전설에 따르면 겨울철 별자리인 사냥꾼 오리온을 물어 죽인 전갈의 모습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오리온자리는 전갈자리가 하늘에 머무르는 동안은 절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전갈자리의 1등별은 붉은 별로 전갈의 심장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에는 은하수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W자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카시오페이아는 고대 에티오피아왕국의 왕비로 남편인 세페우스왕, 딸인 안드로메다공주, 사위인 페르세우스와 함께 온가족이 별자리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국자모양의 북두칠성(큰곰자리)과 북극성도 찾아보고 바로 옆의 작은 국자모양으로 된 작은 곰자리도 찾아보자. 박석재<천문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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