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타이틀 잃을 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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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3일 WBC슈퍼플라이급 타이틀 9차 방어에 성공(2-1)한 문성길(29·모리스프러모션)이 판단착오로 자칫 타이틀을 상실할 뻔했다.
문성길은 이날 동급3위인 도전자 카를로스 살라자르(아르헨티나)와의 경기도중 6회 종료 후 심한 눈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를 펼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다 하마터면 TKO패를 선언 당할 위기를 맞았던 것.
초반부터 특유의 저돌적 공세를 펼치던 문이 오른쪽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것은 2회 중반.
문 측은 열한 바늘이나 꿰맨 이 눈 부상이 지나치게 머리를 숙이는 살라자르의 버팅에 의해 생겼다고 판단, 이후 문이 많은 피를 흘리며 고전하게 되자 6회 종료 후 당시까지의 채점에 의한 테크니컬 판정을 기대하고 경기가 어렵다는 의사를 주심에게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 문의 부상당시 주심이 버팅지적을 하지 않았던 것.
별다른 버팅 지적이 없을 경우 부상은 가격에 의한 것으로 간주돼 주심은 자칫 살라자르의 손을 들어올릴 뻔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문 측은 다시 경기 속행 의사를 피력, 12회 한차례 다운까지 당하는 고전 끝에 힘들게 판정승을 따내 타이틀을 지켰다.
강펀치에 크게 의존, 초반 저돌적인 공세를 펼치다 눈 부상을 당한 문으로선 안면수비 보강의 교훈을 남긴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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