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유창혁 후지쓰배 4강전 자신만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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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계 4대 기전중 이미 3대기 전을 석권한 한국바둑이 나머지 하나인「후지쓰배」를 향한 마지막 등정에 나섰다. 3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6회 후지쓰배 세계 바둑선수권전 준결승의 대진표는 조훈현9단대 가토 9단, 유창혁6단대 아와지 9단으로 짜여졌다. 올해 중국세가 급격히 퇴조하면서 다른 세계대회와 마찬가지로 후지쓰배 역시 한일대결로 압축되었다.
한국은 지난 2월 국가대항전인 진로배 SBS세계바둑 최강전(우승상금 1억원)에서 우승했고 5월엔 서봉수9단이 응창기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우승상금 약3억2천만원)에서, 또 6월엔 이창호6단이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우승상금 1억원)에서 우승했다.
나머지 하나 남은 후지쓰배에서도 한국의 우승전망은 70%이상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 9단의 상대인 가토 9단은「킬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공격의 명수요,「살의 바둑」을 구사하는 강완의 소유자. 70년대 말 이시다 9단의 뒤를 이어 일본의 정상에 올랐고 「최우수 기사상」만 5회를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조치훈 9단의 등장과 함께 밀려버렸다.
승부기질이 약한 것이 최대약점인 가토9단은 올해 기성전도 전자가 되면서 새롭게 호조를 보였으나 고바야시 9단에게 3대4로 패퇴했다. 가토9단은 국제대회에서 조9단에게 한번도 이기지 못했고 서봉수 9단과는 1승1패. 또 조9단이 후지쓰배 8강전에서 고바야시 9단을 꺾은 점을 감안할 때 조9단의 승리확률은 상당히 높다.
유6단의 상대인 아와지 9단은 국내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일본기사로는 매우 드문 대졸출신에 한국바둑과 유사한 「힘바둑」을 구사하는 독특한 인물. 총리배와 신예토너먼트에서 각2회 우승했는데 빅타이틀 도전기에 선 번번이 실패했다. 이런 전력에 방심한 탓인지 조훈현·서봉수·유창혁 등 국내 정상들이 아와지에게 모두 패한 경험이 있다.
아와지9단은 이 대회 8강 전에서 조치훈9단을 꺾어 기염을 토했으나 객관적 전력으로는 유6단이 6대4로 우세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후지쓰배 우승상금은 2천만엔(약1억5천만원). 오사카의 준결승전이 끝나면 결승은 8월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박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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