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콩쿠르」첫 개최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국내 최초의 대형 국제 콩쿠르개최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교장 이강숙)와 부설한국예술연구소는 실력 있는 음악인력을 양성하고 세계적인 음악영재를 발굴하기 위해 가칭「서울 국제콩쿠르」개최를 추진한다는 계획아래 예산확보와 세부적인 조직 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국제콩쿠르 개최검토의사는 예술종합학교 주최로 18,19일 동아일보사 강당에서 열린「음악인력 양성을 위한 새로운 방향모색」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일종의 제안형대로 나온 것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강숙 교장은『국제콩쿠르는 음악인력 양성의 결정적인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음악 인재의 최종적인 완성과 국제적인 음악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콩쿠르의 개최는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춘미씨(서울대 강사)는「국제 콩쿠르의 현황분석과 서울국제콩쿠르의 운영 기초 안」이란주제발표에서 국제콩쿠르는 ▲권위와 명성을 획득하기 위해 최대규모의 상금과 사후배려가 필요하고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자율적인 콩쿠르 조직이 구성돼야 하며 ▲매년 솔로악기 두 부문씩을 번갈아 실시하고 ▲3∼4년에 한번씩 별도의 국제 작곡콩쿠르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씨는 또 이를 위해선『정부·기업의 적극적인 예산지원과 국가단체·언론사 등 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범국가적인 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콩쿠르는 단순한 1회 성의 경연대회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무대에의 데뷔와 함께 방송·음반·비디오 등 대중매체들과의 연결작업 등 음악인재들의 역량·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콩쿠르는 참가자들의 오랜 준비기간과 폭넓은 국제홍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예술종합학교의 복안대로 내년이나 95년께 개최될 수 있을지는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다.
현재 전세계 93개(국제 콩쿠르연맹 집계)국제콩쿠르가운데 일본의 국제콩쿠르는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권위를 얻지 못하고 있고 대만의 국제콩쿠르는 한 두 해 실시되다 폐지되는 등 실패한 경우도 많아 국내에서의 국제콩쿠르개최는 우리의 조직 역량에 비해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편 국제콩쿠르가 세계언어인 음악을 통한 문화적 결속과 교류를 강화시켜 준다는 데서 이 콩쿠르를 국제콩쿠르연맹과 협의, 서울과 동경·북경·대북 등을 연계하는 범 아시아행사로 확대 개최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