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마케팅 전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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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삼성은 중국 기업이다."

박근희 중국 삼성 사장은 마케팅 전략으로 '철저한 중국화'를 앞세웠다.

"중국 삼성은 중국에서 장사하고, 중국 직원들이 영업에 나선다. 합작 형태도 있다. 중국 삼성이 중국 기업인 이유"라고 박 사장은 강조한다. 그동안 중국 삼성이 벌여온 '1사(社)1촌(村) 운동(한 회사와 한 마을이 결연하기)'도 적응을 통한 중국화의 한 방식이다. 박 사장은 "올림픽 전략도 결국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중국 사람들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마케팅을 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은 올림픽 공식 스폰서다. 마음대로 올림픽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성화 봉송 주자도 1300명이나 배정받았다. 주요 고객과 제휴.협력 업체들에 이를 배분한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상당수 몫을 중국인에게 돌렸다. 중국인을 대표하는 사람, 혹은 대중에게 사랑 받는 사람, 역경을 극복한 인물 등이다.

LG전자 중국 본사도 일찍부터 올림픽에 대비해 왔다. 2001년 4월 'LG,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대장정'이란 행사를 통해 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원한 것. 중국 탁구 대표팀도 꾸준하게 후원했다. 공식 스폰서가 아닌 상태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했다. LG전자의 올림픽 목표 역시 '현지화를 통한 사랑 받기'로 요약된다. 생산.마케팅.인재육성.연구개발(R&D)을 모두 현지화함으로써 중국인에게 친근한 기업으로 다가서겠다는 전략이다. 우남균 사장은 "중국 기업의 하드웨어 수준은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왔다"고 전제하고 "이겨도 큰 이익을 볼 수 없는 중국 기업들과의 맞대결을 피하면서 차별화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는 비록 최근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올림픽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베이징 시내에 3만여 대의 현대차가 영업용 택시로 매일 굴러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에 올림픽 공식 스폰서를 빼앗긴 건 분명 아쉬운 일이다. 대신 우린 택시를 주목했다"고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총경리는 강조했다. 택시는 '달리는 광고판'이다. 공항 청사를 나선 관광객이 제일 처음 만나는 것이 현대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여기에 안주한 것은 아니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올해 말까지 제2 공장을 짓는다. 내년 4월께면 여기서 만든 '올림픽 카'가 출시된다. 전형적인 '앰부시 마케팅(숨어서 하는 마케팅)'이다. 구체적인 전략은 8월 말 가동된다.

올림픽의 입맛을 잡겠다고 나선 것도 한국 기업이다. CJ 중국 본사의 박근태 사장은 "베이징 중상류층의 상당수가 우리가 운영하는 뚜레쥬르의 빵 맛을 정기적으로 즐기고 있다. 빵 맛과 함께 CJ의 브랜드를 크게 알린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특별취재팀> 베이징=진세근.장세정 특파원, 이경란 일간스포츠 기자 서울=유상철.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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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삼성전자 사장(중국전자총괄)

1953년

[現] LG전자 사장(중국지역총괄)

1949년

[現] 현대자동차 부사장(베이징현대기차)

1949년

[現] CJ 부사장(중국본사 대표)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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