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흥권력층 호화주택 신축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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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요즘 러시아에서는 대통령부터 시작해 호화별장을 비롯한 호화주택을 신축하는 붐이 일고 있어 관련업계가 때아닌 특수를 맞고있다.
사유화의 진행과 함께 모스크바시내의 부동산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조금 일찍 재산 모으기에 눈을 뜬 신흥부자들과 모스크바 시민들, 자신들의 특권을 이용한 신흥 권력층들이 앞 다투어 신축하고 있는 이러한 호화주택과 별장들엔 서구의 최고급 내장재와 건축자재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모스크바시에서 자동차로 약30여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류블료프스코예 쇼셰 근처의 자연녹지 일대에 불고 있는 호화별장 신축 붐에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도 섞여있다.
프라우다 등 보수계 언론들에 의해 4월 25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폭로되기 시작했던 이 호화주택은 모스크바 근교에 남아있는 최적의 휴양지로 모스크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유명한 우스펜스코예, 류블료프스코예 쇼셰 근처의 크릴라트스키 구역에 건축되고 있다.
프라우다와 아르구멘트 이팍트에 의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위한 빌딩으로 밝혀진 이 호화스러운 주택은 크릴라트스키 구역 오센느이 마을 근처에 육군공병대 차림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젊은 인부들에 의해 건축되고 있어 적법성과 도덕성을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붉은색과 노란색 벽돌로 된 이 건물은 현재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로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프라우다 등 보수계 언론들은 이 건물이 옐친과 그의 측근들이 살집으로 법적인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가 할당됐고 국고에 의해 개인용도의 건축이 지원되고 있다며 민중을 위한다며 민중을 기만하는 소위 민주주의 세력들의 부도덕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프라우다의 보도에 의하면 이 건물엔 사우나와 수영장이 있고 각 방에서 다른 방으로 이동할 때 통과하는 부속 복도와 가벼운 실내운동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베란다형식 내부공간이 12군데나 있다. 또한 각 방의 창문은 방탄유리로 되어 있다.
현재 옐친 대통령은 이 건물의 6층 57평 짜리 집에 입주할 예정으로 있고 출가한 딸과 사위도 이 건물에 위치한 한 채의 집을 할당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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