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채상병 "나도 거포" 한화전서 연타석 홈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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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채상병(28.사진)은 휘문고 시절부터 대형 포수로 기대를 모았다. 동창생 박용택(LG)과 고교 2학년 때 전국 무대인 대통령배에서 주전으로 정상에 올랐던 유망주였다. 뛰어난 야구 센스를 가진 채상병은 연세대에 진학한 뒤 국가대표를 거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러나 채상병은 2002년 한화에 입단한 뒤 빛을 보지 못했다. 2년 뒤 두산으로 트레이드됐으나 홍성흔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버티고 있었다. 모질지 못한 성격도 거친 프로 무대에서 성공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결국 군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고, 최근 2년간 의왕시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지냈다. 5월 초 복귀한 그에게 기회가 왔다. 주전 포수 홍성흔의 부상으로 안방을 차지한 것이다.

채상병이 2일 잠실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두산의 6-4 승리. 두산은 한화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선두 SK를 5.5게임 차로 추격하며 1위 자리까지 넘보게 됐다.

채상병은 2-1로 살얼음 리드를 잡은 4회 무사 1루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의 몸 쪽 낮은 141㎞ 직구를 반사적으로 걷어 올렸다. 공은 115m를 날아 잠실 구장 왼쪽 스탠드를 때렸다. 4-1로 승기를 잡는 2점 홈런이었다.

채상병은 한화가 4-4 따라붙은 6회엔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노려 잠실구장 왼쪽 폴대를 맞히는 1점 홈런을 날렸다. 5-4. 승부의 추는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채상병은 9회 수비에서 2사 후 2루로 도루하던 1루 주자 송광민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대구에서 LG 마무리 우규민에게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기며 7-5 역전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채태인은 8회 1사 후 대타로 나와 우규민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장식했다. 삼성은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양준혁의 결승 2루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현대는 통산 100승, 시즌 10승을 챙긴 김수경의 호투를 앞세워 손민한이 선발로 나온 롯데를 6-1로 눌렀다.

김종문.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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