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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회교근본주의자 소탕/국가전복혐의 8백22명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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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학가중심 「신성전전사」… 전국 확산
【카이로 로이터 연합=본사특약】 이집트 경찰은 19일 학원가에 비밀세포조직을 형성,국가전복을 기도한 회교근본주의자 8백2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신성전전사들(VNHS)이라는 불법단체를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10일간에 걸쳐 전국 일원에서 정권전복과 콥트교도(이집트 기독교도) 말살,순수 회교국가 건설 등을 선동하는 내용의 종교 카셋 테이프 2천개와 책자 1천6백여권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입수물에는 지난 2월 뉴욕무역센터 폭파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회교근본주의 지도자 세이크 오마르 압델라만의 설교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체포된 사람들은 대부분 학생·교사·교수들이며 폭력 및 불법단체 조직죄로 처벌될 것이라고 이집트 치안소식통들이 전했다.
◎내외국인에 테러… 작년 백명 사망(해설)
이집트는 지난해부터 회교근본주의자들이 회교국가 건설을 기치로 조직적인 반정부활동을 강화했다. 이 활동은 지난 81년 안와르 사다트대통령을 살해한 회교과격 단체 지하드와도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이집트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관광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테러활동을 펼치는 한편 경찰들에게도 총격·기습을 가하고 비회교도들과 집단충돌 사태까지 빚었다. 지난 한햇동안 사망자만 1백명을 넘어서는 등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정권을 위협했다.
이에 이집트 경찰은 올해초부터 이들의 척결에 나서 카이로의 임바바 슬럼가,북부 아시우트 지역 등 이들의 근거지에서 3월 한달동안만 42명을 사살하는 등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쳤다. 이에 따라 4월부터 이들 회교근본주의자들의 활동은 한풀 꺾이는듯 했다.
그러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회교근본주의자들의 활동이 이집트정권의 부패와 총선 연기에 따른 국민들의 정치불만을 토대로 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의 정화작업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체포된 회교근본주의자들은 주로 종래의 활동중심지와 거리가 먼 사르키야와 칼리오우비야주,알렉산드리아시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밝혀져 회교근본주의자들이 지방으로 활동무대를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이기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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