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계열사 뭉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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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들이 협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 컨버전스(융합)에 나섰다.

삼성테크윈은 회사 조직을 카메라 부문과 정밀기계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했다고 1일 밝혔다. 신설된 카메라 부문장은 박종우(사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을 겸임 발령했다. 이와 함께 현재 경기도 성남에 있는 마케팅.개발 부문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이전한다.

김현희 삼성테크윈 전략홍보팀장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하고, 캠코더.MP3플레이어.PC 등 제품과 호환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해외 유통망을 통해 카메라를 팔아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세계 시장의 8%를 차지한 5위권 업체다. 올해는 3위권을 넘보고 있으며 2010년까지 점유율 20%로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번 박 사장의 두 개 회사 겸임 발령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들이 서로 경쟁해 각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커 나간다는 것이 기존의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이와 반대로 계열사 간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의 경영전략이 '내부 경쟁'에서 '계열사 간 협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전자계열사들이 5~10년 후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협력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이던 김재욱 사장이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장으로 옮기면서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그동안 겸임하던 메모리사업부장을 조수인 부사장에게 넘기는 등 '총괄별 책임경영 체제 강화'를 표방하고 나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제품은 기업 간 경계를 없애는 컨버전스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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