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혐의 수배 정씨동생/오피스텔 싸고 법정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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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도나자 헐값에 경락 피해자 항의/성금 20억강요하며 원금 70%만 반환
빠찡꼬업계의 대부 정덕진씨의 동생으로 탈세등 혐의로 수배중인 정덕일씨(44·뉴스타관광호텔사장)가 시가 1백억원이 넘는 서울동대문구 장안동 오피스텔 건립예정부지를 둘러싸고 분양피해자들과 수십억원대의 송사를 벌여온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투자원금의 70% 정도만 분양피해자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의 소송을 대부분 취하시킨것은 물론 『송파구청·경찰병원·군부대등 공공기관에 성금 20억5천만원을 내야한다』고 주장,정씨가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관련기관에 거액의 금품로비를 벌여온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매입=정씨는 서울장안동 경남호텔 건너편에 위치한 요지 5백98평의 원소유주 윤모씨(의사)가 오피스텔을 착공,분양하던중 부도를 내는 바람에 91년 3월 서울북부지원에 땅이 압류,경매되자 한차례의 유찰끝에 시가에 훨씬 못미치는 46억원에 땅을 경락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미 계약금 및 중도금조로 2천만원∼5천만원씩을 납부한 2백여명에 달하는 분양피해자들은 채권자인 자신들에게는 경매사실조차 통보되지 않았다며 경매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로비의혹=정씨는 피해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땅을 넘겨주는 대가로 경락대금 46억원외에 ▲경찰병원 10억원 ▲인천시 2억원 ▲군부대 3억원 ▲중랑구·동대문구·송파구 3억원등 기관성금으로 낼 경비 20억5천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정씨는 피해자들에게 돌린 「장안동대지 경락경위 및 대책」이란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허위광고에 속은 수백명이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피해자들이 먼저 분양받았던 사실을 감안,경락금액에 성금 20억5천만원을 포함한 66억5천만원에 재매각,오피스텔 건립에 협력하겠다』고 밝혀 이 돈이 토지취득과정 및 사업확장과정에 쓰인 로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송=분양피해자중 69명은 정씨의 이같은 제안에 승복할 수 없다며 92년 8월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신청을 서울민사지법에 제기,지급명령을 받아내는데 성공했으나 정씨가 문제의 오피스텔 부지가 가처분상태에 있으므로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소송당사자 일부가 다시 분양금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정씨가 『이미 착공비와 경매과정중 커미션등으로 상당액이 지출됐기 때문에 피해금액을 모두 돌려줄 수는 없다』며 버티자 피해금액의 70%정도를 받는 선에서 합의,소송을 취하했으나 원고 3명은 계속 소송을 진행중인것으로 확인됐다.<정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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