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흙 섞어 빚은 조선백자 선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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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과 일본의 흙을 섞어 빚은 사발 전시회가 일본에서 열린다.

 경북 문경대학 도자기공예과 유태근(43·사진) 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엿새 동안 일본 나가노현 야스가다케 호텔에서 ‘야스가다케의 새로운 꿈’이라는 주제로 조선 백자 50여 점으로 초대전을 연다.

 22년째 도자기를 구워 온 유 교수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세미나 때 가져온 나가노현의 흙을 문경 흙과 섞어 찻그릇을 만들었다.

 “일본 흙은 모래 성분의 검은 화산재로 백자 속에서 검은 색 반점으로 잘 살아납니다. 뜻밖의 조화가 일본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출품작들에는 연꽃 등 우리나라 전통 문양이 담겨있다. 그는 전시회 기간 중 문경의 전통 가마인 망댕이가마 짓는 방법에 대한 슬라이드 쇼와 ‘한국의 흙과 일본의 흙’이라는 주제 강연도 한다.

 

유 교수가 만든 찻잔 모양의 백자

유 교수는 대구 경일대에서 도자기를 배운 뒤 일본으로 건너가 센다이교육대학과 아이치 현립 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전통도자를 공부했다. 일본 생활 4년 동안 그는 도자기평론가이자 아트디렉터인 모리시타 가케요시(71)를 만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일본 전통공예전 준회원이 되기도 했다.

 일본 측의 초대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유 교수는 판매 수익금 전액을 한·일 청소년 교류 단체에 기부해 두 나라 청소년들이 도자기를 통해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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