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지방순시 「개혁전파」 강행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고통분담 솔선… 검소·친근심기 성과/개혁조율론에 제2건국론으로 쐐기
김영삼대통령은 27일 부산·경남지역을 마지막으로 취임후 첫 시도순시를 끝냈다. 지난달 18일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40일만이다.
청와대는 김 대통령의 첫방문지를 가장 「부담」스러운 광주·전남으로,마지막을 「본거지」인 부산·경남으로 정하는 등 나름대로 세심하게 계획을 짰다.
아울러 이번 순시를 통해 ▲부지런한 ▲검소한 ▲친근한 대통령상을 심기에 주력했다. 특히 과거 군출신들과 비교해 김 대통령이 진실로 고통분담을 솔선수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전 기간을 통해 당일귀경원칙을 지켰으며 종전의 순방문일 20일의 절반정도인 11일만에 완료했다. 대통령일행이 1박할 경우 수천만원의 예산소유와 경비인력동원 등을 감안하면 당일치기는 경비절감을 위한 것이었다.
또 종전에는 시도단위로 주민대표 1백∼2백50명을 초청해 오찬비용만도 3백만∼4백만원이 소요됐으나 이를 없애고 음료수로 대접,10분의 1로 경비를 줄였다. 지난 10일 강원지역방문때는 아예 이동하는 열차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워 수행원들의 「원망」을 듣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짧은 일정에도 불구,종전의 두배가 넘는 총14개소의 각종 현장을 방문,6천여명과 일일이 악수했으며 주로 구내식당 등에서 점심(8회)을 했다.
경호도 대폭완화됐다. 과거 업무보고장 주변을 3∼4시간씩 통제했으나 이번엔 못하도록 했다. 이러다보니까 대전방문때는 민원인들이 차량 2대에 분승,대통령이 있는 건물현관까지 들이닥치는 사태가 발생해 경호원들이 징계당한 불상사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외형상의 변화보다 훨씬 주목할만한 것은 김 대통령이 지방순시를 통해 「개혁의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김 대통령은 「변화와 개혁」「신한국창조」「고통분담」「한국병치유」 등 자신의 통치철학을 가는곳마다 전파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특히 김 대통령은 「개혁 전도사」로서 지방순시를 개혁의 공감대 확산과 통치권 강화의 기회로 십분활용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8일 광주지역 방문때 『자기 개혁이 요구된다』고 했던 김 대통령은 13일 전주에서는 『변화와 개혁은 역사적 대세로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사정한파로 경제가 위축된다는 일부 여론과 함께 개혁의 완화론이 제기되자 『어떤 저항과 역류움직임도 흐르는 물을 멈출수는 없다』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역사가 외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개혁속도 조절론이 쑥 들어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김 대통령은 이렇듯 방문지가 늘어날수록 개혁의지의 강도를 올려 27일 부산에서는 「제2의 건국론」까지 피력하면서 임기 마지막날까지 개혁지속을 선언했다.
주변 참모들조차 『지독하다』고 고개를 흔드는데도 김 대통령은 강행군을 늦출것 같지 않다.
김 대통령은 「개혁전도사」에서 「개혁완성자」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자 계속 자기편달을 하는것 같다고 참모들은 받아들이고 있다.<김현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