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8일 '마지막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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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1시간여 동안 여야 4당 총무회담을 마치고 나온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내일(8일) 본회의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한다"고 했다. 평소 FTA 비준동의안 통과의 당위성을 역설했던 洪총무는 단호한 표정이었다. 그는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무기명 비밀투표로 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일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의 통과를 다시 시도한다.

국회는 지난해 말 FTA 비준동의안의 처리를 시도했으나 농촌지역 출신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여야 4당 총무회담에서는 "이번에 처리하지 못하면 2월로 또 미뤄지게 된다"며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신 등을 고려해서도 반드시 8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의견 일치를 봤다. 의원들이 찬반 여부가 드러나는 것을 우려하는 점을 고려, 무기명 비밀투표로 표결을 하는 데도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만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이미 당론 찬성을 확정지은 상황이고, 민주당은 자유투표로 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FTA 비준동의안의 처리 여부는 결국 한나라당에 달려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일단 8일 본회의에 앞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최대한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洪총무는 "정책위 차원에서 FTA와 관련 지원법 통과시 농촌에 돌아갈 혜택을 계량화한 자료를 준비했다"며 "이것을 가지고 농촌지역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농촌지역 출신 의원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지난해 말 처리 시도 때와 비교해 정부의 대책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본회의에서 처리를 강행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 막겠다는 계획이다.

'농민당' 총무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정부가 보다 확실한 대책을 가져오기 전에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막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8일 본회의에서는 또다시 도시당과 농촌당의 대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칠레 상원은 지난 6일 한국 국회가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지난해 한국과 체결한 양국간 FTA 안 검토 일정을 연기했다. 안드레스 살디바르 상원 의장은 "한국 국회가 승인할 것이라는 명백한 신호가 있을 경우에만 상원이 FTA 안을 검토하고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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