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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유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우리나라 각 가정에는 평균 몇 권 정도의 책이 있을까.
책이 빽빽이 꽂혀있는 서가를 그럴듯한 실내 장식품의 하나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 없지 않은 탓에 집에 책이 얼마나 있느냐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극러나 아무래도 집에 책이 많으면 책 읽는 기회도 그만큼 잦아지고 독서에 재미를 불이기도 쉬워지는 법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90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정의 평균 책보유량은 81·1권 (도시지역96·5권, 시골지역 37·2권) 이었다.
좀더 세분하면 한권도 없다가 8·6%, 20권 이하가 25·2%, 50권 이하가 24·5%, 1백권 이하가 19·0%, 2백권 이하가 13·7%, 5백권 이하가 7·5%, 5백1권 이상이 1·5%등이었다.
가정의 평균 책보유량을 가구주의 학력별로 보면 국졸이하가 32·7권, 중졸이 51·4권, 고졸이 81·1권, 대졸이상이 2백7·1권등으로 예상대로 학력수준과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5년전과 비교할 때 별로 나아진 게 없다. 85년의 경우 전체 가정의 평균책보유량은 75·5권(도시지역 96·3권, 시골지역 39·1권) 이었으므로 그동안 한권도 버리거나 잃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4∼5권 더 늘어난 셈이다.
특기할만한 것은 가구주의 학력이 대졸이상인 경우 5년전에는 평균 2백34·7권이었으나 지금은 2백7·1권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는 책 구입량이 대여손실 등 자연 감소량을 따르지 못해 빚어진 것으로 사회 오피니언 리더층이 그동안 책 사기에 얼마나 인색했는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집에는 몇 권의 책이 있는가. 전국 평균치를 웃도는가, 아니면 밑도는가」.
올해가 「책의 해」라는 것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한번쯤 되짚어 볼 일이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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