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진출에 2조원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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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기업은행이 올해 또는 내년에 증권업에 진출한다.

 강권석(사진) 기업은행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증권사 인수와 신규 설립,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행장은 “증권업 진출 시기는 빠를수록 좋으며 두 가지 방안 중 빨리 성사될 수 있는 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자금에 대해 강 행장은 “자기자본의 15%까지 자회사에 투자가 가능하므로 1조2000억원 정도의 투자여력이 있으며 올해 순익 목표를 달성하면 2조원까지도 투자여력이 생기는 만큼 자금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 인수를 위해 현재 구체적으로 접촉하는 곳은 없지만 검토하고 있는 곳은 있다”며 “단순한 중개 업무보다는 투자은행(IB) 체계를 갖춘 증권사가 좋은 만큼 규모가 중형 규모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의 사전 협의에 대해 그는 “기업은행의 증권사 인수 문제는 정부도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은행 예금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빠져나가는 현상에 대해 “은행이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를 더 주는 쪽으로 고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은행도 이제는 보통예금 금리를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간 예금해도 이자를 주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예금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결국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며 “이렇게 되면 국가 경제 전체로는 플러스·마이너스 효과가 모두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9% 수준인 기업금융 시장점유율을 25%까지 늘려 4~5년 후에는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금융그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31일 발표 예정인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그는 “연초 세운 올해 1조2000억원 순익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상반기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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