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에 「보호막」친 김 전 총장/“입시부정 돈으로 땅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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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87년후 10만평 집중매입/경기·강원에 논밭·임야 무더기로/“돈없다”며 경원대교수진 보강 외면
경원학원 입시부정은 설립자인 김동석 전 총장(90년 9월 사망)이 정계·관계 등 각계의 실력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를 보호막으로 삼아 거의 공공연하게 자행한 「총체적 부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김 전 총장은 87년부터 90년까지 전국 각지에 10만평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부정합격 사례금이 땅투기에 흘러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과정에서도 학교측은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시설확충은 물론 교수진조차 제대로 보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취재팀 확인 결과 김 전 총장은 88년 9월12일 경기도 성남시 복정동 일대 논밭 및 임야 5만4천4백여평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일대 지가가 지목에 관계없이 평당 8만원선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토지구입자금으로 한꺼번에 43억여원의 뭉칫돈이 사용된 것이다.
김 전 총장 소유 개인부동산은 경원대학 설립당시인 82년만 해도 경기도 성남시 복정동 30의 1 밭 3백95평 등 5백86평에 불과했으나 85년 강원도 원주군 부론면 손곡리 산 226 임야 1필지 3만7천여평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부동산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전 총장은 87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소재 논 1천5백23평,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소재 밭 1천1백49평을 매입했다.
김 전 총장은 88년의 복정 등 일대 땅 대량 매입에 이어 89년 2월20일부터 4월10일까지 복정동 일대에 논밭 5필지 2천1백21평을 매입했고 같은해 4월27일에는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오정리 일대 임야 4천8백여평을 매입,총 보유토지가 10만1천9백여평으로 늘어났다.
김 전 총장이 집중적으로 땅을 구입했던 87∼88년 사이에는 경원대가 87년 10월 종합대학교로 승격되면서 중문과 등 10개학과 3백70명의 신입생을 증원,강의실·실습시설 및 기자재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였으나 학교측은 당시 자금부족을 이유로 시설확충은 물론 교수진조차 제대로 보강하지 못했었다.
특히 김 전 총장이 90년 교통사고로 숨지기 5개월전에 26억원에 매입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대지 및 공장용부지 8백60여평은 현재 1백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확인돼 학교운영과 관계없는 땅투기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전 총장의 부동산 10만여평중 5만여평은 재단이 최원영 현 이사장의 예음그릅으로 넘어간 뒤인 92년 5월28일과 6월1일 두차례에 걸쳐 예음측으로 이전됐으나 4만9천여평은 현재 김 전 총장의 부인 김용진씨와 자녀 명의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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