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선 첫 프리랜서 선언 아나운서 이숙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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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KBS-FM의 음악정보프로『FM대행진』의 진행자 이숙영아나운서(35)가 12일 KBS에 사표를 제출하고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이씨의 프리랜서 선언은 KBS아나운서로는 이계진씨에 이어 두번째이며 여자로는 처음이다.
『7년동안을 아침프로만 맡았어요. 매일 새벽4∼5시에 일어나야 했어요. 방송일에 신명이나서 힘든줄도 모르고 지냈지만 이제 조금씩 지치기 시작해요.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이 자유시간이 많을 것 같았어요.』
그녀는 문학세계사와 에세이 출간 계약을 했으나 시간이 없어 1년을 미뤄왔고 청맥사와는 소설을 계약해 놓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글쓰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고.
87년 2월부터 『FM대행진』을 맡아온 그녀는 파격적이고 재치있는 즉흥대사로 『아침 잠이 확 깨는 발랄한 진행』이라는 찬사와 『너무 튄다』는 지적을 한꺼번에 받아왔다.
『앞으로 프리랜서가 되면 좀 더 실험적인 진행을 해보고 싶어요. KBS내의 분위기는 대체로 파격에 대해 인색한 편이에요. 프리랜서로 프로를 진행하면 다소 운신의 폭이 넓어질것 같아요.』
그녀는 프로를 진행할 때의 대사만큼이나 솔직하게 『프리랜서로 나서게 된데는 CF출연을 자유로 할수 있다는 돈과 관련된 동기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이런 거침없는 성격이 그녀의 인기를 유지시켜주는 비결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의 독특한 개성이 담긴 에세이『애첩기질 본처기질』 『어쨌든 튀는 여자』를 펴내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개성 자체가 뛰어난 상품성을 갖고 있는 그녀의 프리랜서 활동에 대해서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그녀는 26일프로그램 개편때까지는 『FM대헹진』을 그대로 진행하고 그 이후의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으나 『자신의 분위기에 맞는 상업방송쪽으로 갈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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