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 큐릭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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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소 100만원에서 130만원.’
 최근 서울지역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C&M)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산정한 케이블 유선방송(CATV) 가입자 1인당 가치다. 가입자수가 203만명에 달하고 서울 용산·마포·송파구 등 15개 알짜지역에 유선방송 서비스를 한다는 점을 감안한 금액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큐릭스는 씨앤앰과 비교하면 작은 회사다. 서울 강북 5개 지역 및 대구 중구·남구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지난해 말 기준 CATV 가입 가구수는 55만 가구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큐릭스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CJ투자증권에 따르면 현 시가총액(계산 당시 주가는 8만8400원) 대비 가입자당 가치는 4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증권사가 계산한 적정 가치(70만원)에 비해서 40% 이상 할인 평가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까지만 해도 5만원선에 머물던 주가가 최근 많이 상승했다. 특별한 호재가 있었다기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해 그간 숨겨졌던 가치가 드러나면서다. 지난해 11월 일명 ‘장하성 펀드’가 태광산업에 대한 지분 보유를 선언하면서 큐릭스가 재평가받았다. 태광산업은 2대 MSO 업체인 티브로드의 최대주주다. 장하성 펀드가 티브로드의 가입자당 가치를 “사업 가치만 따져도 최소 50만원”이라고 평가하면서 덩달아 큐릭스의 주가도 들썩였다.

 이어 잠시 지지부진하던 큐릭스의 주가 흐름은 씨앤앰 매각 가능성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서 또 움직였다. 7만원선을 돌파하지 못하던 주가는 5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달 초엔 사상 최고가인 9만9500원을 기록하며 10만원을 넘보기도 했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매수 의견을 여전히 유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12만9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유정민 연구원은 “디지털 CATV 가입자수가 본격적으로 늘고 있고 상향된 홈쇼핑 송출 수수료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CJ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원도 “디지털 CATV 서비스 본격화로 안정적인 실적개선이 지속되고 있으며, CATV MSO시장 재편에서의 M&A매력, IPTV 상용화시 SO 규제완화로 인한 보유SO의 자산가치 재부각 등 투자 요인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율이 51% 달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하루 거래량이 5000주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가 뜸하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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