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 절반으로" 盧대통령, 商議 신년회서 경제안정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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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청와대 점심식탁에는 제주 흑돼지볶음, 가덕도 대구지리, 봉평 메밀빙떡, 단호박죽 등이 올라왔다. 순 우리농산물 식단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안에 반대해온 정현찬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등 농민단체장 5명을 만났다.

농민 대표들은 FTA 비준안 처리를 연기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청했으나 盧대통령은 "비준을 거부하면 심각한 결과가 온다" "현 시점에선 수용하기 어려우니 이해해 달라"고 오히려 통첩성 발언을 했다.

저녁에는 대한상의(회장 박용성) 주최의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반(反)기업문화의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盧대통령은 "기업인의 노력만으로 기업에 신뢰가 쌓이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앞장서 신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활동의 방해요소 중 노사안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모든 힘을 여기에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노사분규와 근로손실일수를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줄여나가고, 불법과 폭력에 대해선 노사를 막론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盧대통령은 "토지 관련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 투자 장애도 과감히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는 잠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용성 회장이 한.칠레 FTA 비준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자 崔대표는 "대통령께서 해주셔야…"라고 했고, 盧대통령은 "이젠 국회에서 선물을 주셔야 한다"고 응대했다. 이에 崔대표가 "우리는 할 만큼 했습니다"라고 하자 盧대통령은 다시 "밀어붙이면 밀릴 수밖에 없지만, 밀어붙이지만 마시라. 다른 주제를 갖고 얘기하자"고 받았다.

강민석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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