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30∼40m에 4∼5m 터널 뚫어/지중화 공사란 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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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고압전선 매설… 전국 10여곳 추산
사고가 일어난 북부산 변전소∼구포삼거리 지중화 공사구간은 한국전력이 송전선 매설작업을 펴고있는 북부산 변전소∼남부산변전소간 총23㎞의 6개 공사구간중 제1공구에 해당하는 3천4백53m 구간으로 이중 3천28m가 NATM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NATM 공법이란 지층이 비교적 단단한 바위층을 발파와 기계굴착을 병행한뒤 곧바로 시멘트를 압축분사해 터널벽을 다지는 공사방식.
전체 공사구간은 88년 7월부터 삼성종합건설·현대건설·라이프주택개발 등이 나누어 맡고있으며 이중 1공구는 89년 12월 5일부터 삼성종합건설이 맡아 한진건설에 재하청을 주어 82% 정도의 진척도를 보였다.
94년 5월8일 완공예정으로 있는 이 공구는 6개 공사구간 중에서도 난공사에 속해 공사기간도 가장 길게 잡혀있다. 제1구간 공사비는 2백20억8천만원이며 전체공구의 공사비는 1천35억5천7백만원이다.
한전이 벌이고 있는 송전선 지중화 사업은 철탑으로 지탱하는 나선을 통해 34만5천V 혹은 15만4천V의 초고압을 보내는 가공식 송전을 지하터널을 이용한 지중식으로 바꾸는 사업.
도시 미관과 안전성을 이유로 76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으로 현재까지 땅속에 묻힌 송전선은 약5백㎞로 우리나라 전체 송전선 총연장의 2.51%를 차지하고 있다.
지중화사업이 더딘 이유는 무엇보다도 비싼 공사비 때문으로 한전에서는 대도시지역 등 부득이한 경우에만 지중화 방식을 채택했다.
지중화 방식은 가공식에 비해 일반적으로 20배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NATM식으로 송전용 터널을 뚫을 경우 1m당 7백만원에서 1천만원의 공사비가 소요되며 지표면을 파헤쳐 터널을 뚫는 개착식도 1m당 3백만원 이상이나 된다.
34만5천V 송전용 터널의 경우 보통 지하 30∼40m 깊이에 가로 세로 4∼5m의 터널을 뚫고 시멘트관을 심은 다음 그 안에 지름 14㎝ 가량의 전선 3개를 한조(서키트)로 해 절연판에 담아 차곡차곡 쌓는다.
전선은 연필심만한 동선가닥 50∼70개를 가운데가 빈 도너츠형으로 묶고 그 둘레에 기름종이를 4㎝ 두께로 입힌 것으로 가운데는 기름을 채워 절연효과를 높인다. 현재 철로 밑을 통과하는 송전용 터널은 전국에 10여군데로 추산되고 있으나 정확한 숫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있다.
대규모 송전용 터널은 지하철 터널공사와 마찬가지로 지질·지반에 부적합한 설계·공법을 채택하거나 부실공사가 이루어질 경우 지반침하 등 대규모 인재를 부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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