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비상통치 위헌/러 헌재/의회선 “탄핵”­옐친은 “불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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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러시아 헌법재판소가 23일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직할통치 선언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가운데 옐친 진영은 즉각 이를 거부했으나 의회측은 탄핵절차를 밟겠다고 다짐하는 등 러시아의 보혁대결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옐친대통령은 ▲1인통치를 선포할 권리가 없고 ▲신헌법 채택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다는 등 이유를 들어 20일 발표한 직할통치 선언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그러나 이번 결정이 대통령탄핵의 근거는 될 수 없다고 밝히고 옐친대통령이 신헌법 채택과 상관없이 국민투표형식을 통해 자신의 신임 여부를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관계기사 4,9면>
이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최고회의는 즉각 비상회의를 열어 대통령 탄핵을 공식 논의하기 위해 인민대표대회를 소집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옐친대통령의 모친 장례식과 겹쳐 최종 결정을 24일로 연기했다.
대통령 보좌관들도 이날 밤 세르게이 필라토프 대통령 비상실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옐친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불응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빅토르 예린 내무장관은 이날 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모스크바 일원에 1개사단 병력을 투입하도록 명령을 내렸다고 내무부 관리들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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