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이 - 박 악수만 하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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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左).박근혜 경선 후보(右)가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국청년연합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원희룡 경선 후보. [사진=조용철 기자]


한나라당 '빅2'가 17일 자리를 함께했다. 17일 오후 잠실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국청년연합회 출범식에서다. 하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이 후보보다 1시간가량 늦게 도착한 박 후보가 참석자들과 인사하면서 이 후보와 악수한 것이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유일한 순간이었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은 뒤 정면만 응시한 채 단 한번도 상대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이 후보는 박 후보의 축사가 시작되기 전 일정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다. 그래서 "주민등록초본 불법 발급과 대운하 보고서 유출에 박 후보 측 인사가 개입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경선 후보 기호순에 따라 첫 번째로 축사를 한 이 후보는 "우리는 지금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어두운 세력에 둘러싸여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나는 첫째 뭉쳐야 한다, 둘째는 더 뭉쳐야 한다, 셋째는 더더욱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그를 겨냥한 당 안팎의 검증 공세를 염두에 둔 말이다.

박 후보는 "오늘이 제헌절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헌법과 안보, 경제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하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 지지자 수십 명이 "박근혜" "줄푸세"(박 후보의 대표 공약)를 연호한 것을 두고도 양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홍준표 후보는 연설에서 "박 후보가 이번 주는 굉장히 힘들 것이다. …이번 주 지나면 반전의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ideal@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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