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내 초본 아무나 떼어 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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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16일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의 위장 전입 관련 의혹과 관련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정동영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해 가도 전혀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광주광역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도둑을 잡는 게 중요한데 정작 도둑이 어떤 길로 왔는지를 따지고 있다"며 "(소유주가) 차명인지, 주가 조작을 했는지 여부를 밝히면 되는데 주민등록초본을 누가 뗐는지 왜 물 타기를 하느냐"고 비난했다. 이는 이명박 후보의 위장 전입 논란이 주민등록 발급 경위에 대한 의혹으로 번지는 데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은 "(이 후보가) 광주 월드컵경기장을 300개 이상 짓고도 남을 땅을 취득한 의혹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가 국법 질서를 유린하고, 의원직 박탈 죄를 짓고, 땅 투기 의혹이 있고 하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이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 운운하면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것"이라며 "땅 투기를 해명하지 못할 경우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은 범여권 후보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선 "선의의 협력 파트너인 동시에 깨끗한 경쟁의 파트너"라며 "누가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지 선택받도록 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내가 지난 10년의 정통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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