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저가폰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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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100달러(약 9만2000원) 미만짜리 저가폰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 2분기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이 미 모토로라를 제치고 2년 만에 2위를 되찾게 된 것은 바로 저가폰 공략의 성공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2분기 휴대전화 판매 실적은 3700만 대로 모토로라(전망치 3500만 대)를 누를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는 삼성이 올 들어 유럽·미국 시장의 비싸고 성능 좋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선전하는 동시에 중국·인도 및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저가폰 시장에서도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린 결과다. 특히 삼성이 올해 초 이들 신흥 시장에 출시한 주력 모델(E250)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460만 대 넘게 팔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28%였던 삼성의 아시아 판매 비중이 올 2분기엔 34%로 올라갔다.

 이처럼 프리미엄폰과 저가폰을 동시에 잡는 전략이 성공하면서 삼성은 당초 1억3300만 대였던 올 판매 목표를 1억5000만 대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하지만 삼성은 저가폰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1분기 13%에서 2분기엔 8%로 낮아졌고, 이 기간 평균판매단가(ASP)도 155달러에서 148달러로 떨어졌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하반기에 새 저가폰 모델들을 대거 투입해 신흥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판매량이 늘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동시에 유럽과 미국에선 터치 스크린 채택 모델과 ‘울트라 시리즈’ 등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한편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모토로라가 19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판매량을 3500만 대 안팎으로 내놓을 것으로 최근 보도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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