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만들기 신종 트렌드 '스머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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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 소개팅, e-데이팅은 모두 한물 갔다. 이제 스모킹(Smoking, 흡연)과 플러팅(Flirting, 시시덕거리다)의 합성어인 '스머팅'(Smirting)이 애인 만들기의 대세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The Sun)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면서 대화를 나누며 애인을 만든다'는 스머팅은 전 세계적으로 금연 정책이 강화되면서 건물 밖으로 쫓겨난 남녀 끽연가들이 흡연 가능한 장소에 모여 자연스럽게 애인을 만드는 신종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지난 2004년 3월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한 이후, 흡연자들이 바와 같은 공공장소 밖에 서서 담배를 즐기며 사회적으로 거대한 규모의 하위 문화(sub-culture)를 형성했다. 스머팅은 이 같은 현상을 일컫던 것이었으나 이후 수많은 남녀가 스머팅을 통해 연결되면서 이제는 신종 애인 만들기 트렌드로 불리고 있는 것.

스머팅족이 되기 위해서는 라이터를 항상 가지고 다녀야하고 빨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 비가 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며 짤막한 농담 한 개쯤은 준비하는 센스를 갖춰야 한다. 흡연 에티켓을 지키고 입에서 나는 담배냄새를 없앨 민트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필수다.

스머팅족들은 전 세계 각국이 실시하고 있는 흡연 규제가 국민들의 금연을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술집의 야간영업을 규제하는 유럽 국가들에서 술고픈 자들의 '지하 세계'가 더욱 발달해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아일랜드의 한 학생 아쉬시 쉬리바스타바는 "흡연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며 "흡연자들은 정부의 규제에 별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흡연자들을 사이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면서 "담배가 사람들을 더욱 솔직하고 친근하게 만들어 흡연자들 사이의 연대감을 강화해준다"고 전했다.

인도 모델 아만프리트 와히도 "발리우드에서는 흡연이 유행"이라면서 "사람들은 흡연을 쿨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재미난 방식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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