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없어도 나만 믿어라〃|겨울코트 돌풍 일으키는 화제의 두 주인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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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10회 대통령배구대회에서 만년하위 팀인 한국전력이 대학 최고의 강호 성균관대는 물론 실업의 럭키화재 및 대한항공 등에 앞서 4강의 3차 대회 진출권을 따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뚜렷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한전의 분전은 단 한사람 세터 신영철(28·1m79cm·한국전력)이란 스타플레이어에 의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있다.
야구가 투수놀음이라 하면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남자배구 최고의 세터인 신영철의 위력은 지난해 제9회 대회 우승팀 상무가 신이 떠난 이번 대회 들어 1차 대회 탈락을 보이면서 확실하게 입증됐다.
게다가 상무에서 전역한 신은 한전에 복귀한 후 소속팀을 지난해 9월 제2차 실업연맹전에서 현대자동차서비스·대한항공 등을 잇따라 격파하고 준우승 팀으로 만들었고 10월 전국체전에서는 3위를 마크하는 정상급 팀으로 올려놓아 또 한번 그 위력을 과시했다.
신은 경북사대부고 시절부터 두각을 보여 경기대1년 때 이미 국가대표로 발탁,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배구계를 풍미하던 「컴퓨터 세터」 김호철(현재 이탈리아에서 활약)로부터 비법을 전수 받았다.
신은 87년 졸업 무렵에는 몸값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1억2천만원이라는 엄청난 액수로 치솟아 현대자동차서비스 금성사(럭키화재의 전신) 고려증권 등3팀이 동시에 스카우트 경쟁을 필치는 대소동을 벌인 끝에 합의포기를 선언, 「배구계의 미아」로 방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 땅을 잃었던 신은 가까스로 계약금도 없이 한전에 입단, 89년 당시까지 최하위 팀이었던 한전을 종별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끌어 울분을 풀었다. 90년 3월 상무에 입단한 신은 이듬해인 91년 다시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91년7월 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에서 신은 단신임에도 북구, 세터 능력을 가늠하는 토스의 정확도와 다양성에서 최고의 세터임을 인정받아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월드리그 최우수세터 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도 그 성가를 떨치게 됐다 .
신은 이미 새로 구성된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로 ,확정되어있어 93아시아 선수권 및 93월드리그 등에 출전할 예정으로 있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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