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 봉사 70년 연중무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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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92세의 나이에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침과 뜸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노인이 있어 화제다.

70여년 동안 침을 시술해온 구당(灸堂) 김남수(사진)옹이 그 주인공이다. 김 옹은 요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 때까지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는 서울 청량리2동에 있는 봉사단체 ‘뜸사랑’ 사무실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있는 ‘봉사실’을 돌며 침뜸 진료한다. 월·수·금요일은 자신의 침술원에서, 화·목은 외부 출장을 다니며 진료하고 토·일은 봉사실을 찾는다. 아침 6시 30분에 진료를 시작해서 오후 5시 넘어 마치며 그 후 일과 업무나 강연 등을 해서 밤 10시가 돼야 일과를 마친다.

김 옹은 자신의 건강 비결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고 평생 침을 맞고 뜸을 떠서 그런 것 같다”며 “환자의 고통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부지런히 살다보니 건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옹은 선친에게서 침구학을 전수받았고, 1943년에 남수침술원을 개원해 본격 진료에 나섰다.

“11살 때부터 어깨 너머로 아버지에게 침과 뜸을 배웠습니다. 침술원을 열어 침을 놓고 뜸을 떠주곤 했는데, 효험이 좋았는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어요. 그러면서 우리집을 ‘뜸집’이라고 불렀지요. 내 호(구당灸堂)는 그래서 생긴 겁니다.”

김 옹이 말하는 침과 뜸의 이치는 간단하다. 우리 몸은 음양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데 피로나 질병은 그 음양이 제대로 흐르지 못할 때 생기는 것이어서 바로 끊긴 자리인 경혈에 침을 놓음으로써 기운이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란다. 뜸 역시 인체가 갖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회복시키고 강화시켜 스스로 낫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침구사제도가 62년에 없어져 후진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도가 없으니 그저 민간차원에서 요법사를 양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에서 1200여명이 ‘봉사원’이란 이름으로 침뜸 봉사를 하고 있다. 김 옹이 회장으로 있는 뜸사랑은 서울 18개소를 비롯해 전국에 31개의 봉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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