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교생 인문계 42%가 ″과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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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시내 인문계 고교생의 42%가 과외를 하며 그 중 65%가 중학교 때 시작하고 개인지도 비율은 49%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달 평균 과외비는 31만5천원이나 과외가 실제 학업성적을 올리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며 대부분 현상유지(61%), 또는 역효과(5%)를 낼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사회연구소(소장 정세욱)가 서울시내 인문계 고교재학생·교사·학부모 3천명을 대상으로 92년10월 조사·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과외를 받고있는 인문계고교생은 약42%, 특히 강남지역 학생들은 58%로 노원·중랑구나 양천·구로·동작구 지역의 29%, 종로·마포·중구 지역의 33%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과외를 받고있다.
지금까지 과외를 해본 학생은 거의 대부분인 94%이고 과외를 시작한 시기는 각각 중학교 65%, 국민학교 14%, 유치원 3%며, 고교 1, 2학년이 18%, 고교3학년이 1%미만으로 나타나 과외 금지시기(80∼89년)에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과외를 한 셈이다.
과외를 받는 이유는 학업성적 향상 64%, 학습방법 익히기 11% 등이었다. 그러나 과외 덕분에 성적이 향상된 경우는 34%뿐이며, 61%는 변화가 없고, 5%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과외형태는 1대1 개인지도 49%, 학원수강 43%, 개인그룹지도가 20%였다. 대부분이 학원강사(53%)나 대학생(35%)으로부터 과외를 받지만, 법적으로 금지된 현직교사(3%)·대학교수(2%)의 지도를 받기도 한다. 학생들은 영어(70%)·수학(79%)·국어(14%) 등 도구과목을 중심으로 평균 이틀에 한번, 약2시간 정도씩 과외공부를 한다. 과외장소는 자기집(47%)·학원(50%)이 대부분이나 자동차와 오피스텔도 각각 1%였다.
한달 평균 과외비용은 31만5천3백원으로 서울 근로자가구의 월평균소득(91년 현재)인 1백32만9천1백원의 23.7%, 월평균 학교수업료 5만7백원의 6배 정도에 해당한다. 이 조사를 근거로 서울시내 인문계 고교생들의 과외비용을 추산하면 한 달에 약5백억원, 연간 6천억원이 넘는다.
특히 1백만원 이상의 고액과의를 하는 학생도 5%나됐다. 85%의 학부모가 과외비 지출에 대해 심리적 부담을 느끼며,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47%)·증권투자(21%)·파출부(5 %) 등의 일을 한다.
또 학교성적이 높을수록, 대학이상의 교육을 받고싶어할수록, 부모의 소득과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과외 받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TV고교학습에 대해서는70%의 학생들이 시간이 안 맞거나(49%) 다른 방법이 더 효과적(23%)이라는 이유로 시청하지 않는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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