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생활 탁구동우회(9)|힘찬 스매싱에 가사잡념 "말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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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구=김상우 기자】녹색테이블을 통해 생활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는다.
생활에 찌든 중년 여성들은 운동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막상 실천에 옮기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겨울이면 추위에 밀려 집안에 안주하게 되고 바깥출입조차 망설이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생활 탁구동우회(회장 김금수)는 사계절 운동인 탁구를 즐기며 생활을 윤택하게 가꿔 가는 주부들의 모임이다.
지난해 6월 창립된 동우회는 30∼60대의 주부회원 65명이 매일 오전8시부터 오후1시까지 대구실내 체육관에 모여 운동하면서 우의를 다진다.
10개의 탁구대가 모자랄 정도로 회원들은 열성으로 참가하는데 수준은 들쭉날쭉해 이제 겨우 라켓을 잡은 신인이 있는가 하면 유연한 동작으로 스매싱을 터뜨리는 실력파도 있다.
입문 2개월 째로 기본 기 연습에 여념 없는 장혜선(52·대봉동 청운맨선)씨는『아이들이 전부 성장한 후 생활의 활력소가 될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밭 할 때에도 계란과 주걱으로 연습에 몰두할 정도로 탁구의 묘미에 흠뻑 빠져 있다.
결혼 후 잔병치레로 고생해 온 황금숙(36·복현동)씨는 탁구장을 찾은 지 1년만에 삶의 재미를 느끼면서 건강도 되찾았다.
황씨는 이후 한번도 병원신세를 진 적이 없게 된 것은 물론 주말이면 남편·아들(3)과 함께 동네 탁구장을 찾는데『건강과 가족 행복을 증진시키는 삶의 윤활유로서 탁구가 최고』 라고 치켜세운다.
신영순(43)씨는 1년6개월만에 웬만한 사람들과 맞붙어도 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추게 됐는데『처음 시작할 때 집에서 거울을 보며 자세연습을 충실히 한 것이 상당히 효과를 본 것 같다』는 것이 경험담.
한 달에 7천 원의 회비를 내면 누구나 동우회 회원이 될 수 있는데 회원들끼리 매월 친선경기를 갖는 한편 다른 도시의주부들과도 경기를 펼쳐 경기 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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