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우선, 이젠 행동으로 보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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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해의 제일 과제는 일자리 만들기다. 대통령으로부터 기업인.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이에 대한 이론은 없는 듯싶다. 목표가 확실하다면 이제는 이를 향해 국력을 모아 전력투구해야 한다. 말로만 일자리와 경제회생을 떠들기에는 이제 지쳤다. 이제는 행동이 나타나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 무엇이 절실한가는 다 알면서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세월을 허비한다면 이제는 더 이상 우리에게 기회는 없다.

어떻게 하면 일자리가 생길까. 기업인들이 이 땅에서 기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에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기업인의 마음이 열리려면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불투명성이 해소돼야 하며, 기업인들의 투자 의욕을 가로막는 불안감이 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 기업인이 불안을 느끼고, 비전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가. 검찰의 대기업 대선자금 수사도 가능한 한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그래야 기업인들이 딴 데 신경 안 쓰고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기업 관련 발언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번 뱉은 말이 기업인의 마음을 꽁꽁 얼게 할 수 있다.

노사 관계도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붉은 머리띠를 매고, 공장을 점거하고, 기업인을 적대시하는 그런 풍토에서 누가 자기 돈을 들여 기업을 하려 하겠는가. 세계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투자하라고 권할 수 있는가. 노조는 눈앞의 집단 이익만 챙기려다 자신은 물론 후손의 장래까지 암울하게 만드는 우(愚)를 더 이상 범해선 안 된다.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기업인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고사하고 제발 기업을 할 수 있게나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관료주의.행정 우월주의를 내세우며 법조문이나 들이대면서 기업인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업인들을 도와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라. 일선 공무원들이 기업인들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대통령 이하 경제각료들이 당장 오늘부터 직접 챙겨보라. 기업인의 발목을 잡는 공무원들을 시범적으로 조치를 해 보라. 공무원사회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