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U대회 첫「금」안은 이준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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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주장이자 최고참으로서 체면을 세워 기쁩니다.』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이준호(29·단국대·사진)는 라커룸으로 돌아와 눈시울을 붉혔다.
이가 8∼9세 아래의 막내동생뻘 되는 후배들을 이끌고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한 세월이 8년.
그 동안 넘치는 파워와 지구력·노련미를 바탕으로 88캘거리, 92알베르빌 겨울 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는 등 발군의 기량으로 한국쇼트트랙을 이끌어 왔지만 이날 금메달의 감회는 새로웠다.
자신이 대학생 신분으로 참가하는 유니버시아드는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
91년 동국대 대학원까지 졸업한 이는 당시 빙상을 계속하기 위해 단국대 3년에 학사편입 하는 편법까지 써 가며 스케이트 화를 신어 왔다(리라국교 1년 때 스케이트 화를 신은 이는 경기고 때 이미 은퇴한 배기태와 스피드 빙상에서 쌍벽을 이뤘으나 동국대에 진학하면서 2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바꿨다).
이제 스케이트 화를 벗을 시기는 앞으로 11개월 후인 94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다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오는 3월1일 입단하는 쌍방울(차장 대우·월 1백50만원)에서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
현재 이준호의 연금은 월 1백45만원으로 김기훈(1백95만원), 김수녕(1백80만원)에 이어 랭킹 3위.
중·고 빙상연맹 부회장인 이기준(59·법무사)씨의 2남1녀 중 막내로 어머니가 연금 전액을 통장에 입금시켜 보관하고 있다. 【자코파네 (폴란드)=신동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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