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재사정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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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작년·전기 모집분 기록없어 확인불능/차점자 구제는 올 후기대입시만 가능
광운대측은 7일 부정입학생의 합격을 취소하고 재사정을 통해 억울하게 떨어진 차점자를 구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을 것 같다.
올해 후기모집에서 부정합격한 40명의 합격취소 및 피해학생 구제작업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각과별로 커트라인 바로 아래에 있는 차점자들을 성적순으로 재합격통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후기대 합격자중 3명은 돈을 건네주었으나 점수를 조작하지 않고도 합격권에 들어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란거리로 남게됐다.
반면 올 전기모집과 지난해 입시의 경우 성적기록이 모두 사라져 과연 몇명이나 부정합격했는지 현재로선 확인이 불가능하다.
7일 밤 자수한 조하희교무처장은 『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OMR카드 4만5천장을 가지고 달아났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지난해에 15명,올 전기대에 10명 정도가 부정입학했지만 신원은 기억이 안난다』고 발뺌했다.
경찰은 시험성적자료가 모두 공개될 경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게 뻔하고 OMR카드가 없는한 부정입학의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 처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1백명이상이 부정합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기부금입학자 확인은 자료로 밝혀진 올 후기 40명,전기 1명,지난해 1명 등 모두 42명선에서 끝나버릴 수도 있다.
설혹 지난해와 그 이전의 억울한 탈락자가 확인된다 해도 이미 시험을 치른지 1년이상 지나버린 상태여서 재합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탈락자들이 이미 다른 대학이나 전문대로 진학했거나 취업했을 것이므로 이들이 뒤늦게 광운대행을 택할지 의문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빠져나간 대학으로서는 결원보충방안이 막연하다.
또 탈락이 부정합격생 때문임이 확인되면 커트라인 바로 아래점수에 있던 학생들이 학교측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등의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광운대측이 말썽이 나자 뒤늦게 밝힌 「구제」는 올 후기대입시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도 피해학생구제는 올해의 입시부정에 국한시킬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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