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웃는 얼굴」 볼 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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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큰 건물엔 입주자 안보여”/쿠나제 러 외무차관 비판적 방북인상기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게오르기 쿠나제 러시아 외무차관은 외교관으로서는 이례적이라 할만큼 북한 방문 인상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7일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쿠나제차관은 북한 방문결과를 밝히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행복한 나라라는 말을 들었으나 나는 북한에 머무르는 동안 거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쿠나제차관은 또 『평양의 도로는 넓게 뻗어 있었으나 자동차는 적었다』 『커다란 건물은 많았으나 입주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으로 계속 북한의 「이상한 모습」을 들춰냈다.
이에 북한의 한 기자가 『차관이 밝힌 북한의 인상에는 어떤 의도가 깃들여있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쿠나제차관은 비아냥거리는 투로 『나의 발언에는 아무런 정치적 함축성이 포함돼 있지 않다. 개인적인 인상기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이 신문은 러시아는 이미 한국에의 접근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에 쿠나제차관의 이날 발언도 『북한에 대해 더이상 배려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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