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창평 쌀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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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주춤해지고 있지만 올해도 쌀 시장 개방문제는 농민들의 어깨를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쌀 시장 개방에 대비한 쌀의 경쟁력확보는 물론 점차 소비가 줄고 있는 쌀의 소비촉진을 위한 쌀 가공식품의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남담양군 창평 농협이 상품화한 쌀엿은 이 같은 가공식품 개발노력의 일환이다. 창평 쌀엿은 최근 미국 LA지역의 백화점에 40t이 수출돼 쌀 가공식품 개발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예로부터 귀가 댁 마나님들의 입 노리개로 만들어진 쌀엿은 조선시대 양녕대군이 창평으로 낙향했을 때 뒤따라온 궁녀들의 솜씨에 의해 이 지방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 이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동의보감 등 한방 전에는 쌀엿이 사람의 폐·지라를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창평 쌀엿은 다른 엿에 비해 맛이 담박하고 치아에 붙지 않으며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쌀엿에 첨가한 참깨와 생강 맛이 어우러져 향기가 독특하다. 창평 쌀엿은 지난 91년 말 이 지역 20여 농가가 대지 4백40평·건평 1백50평 규모의 공장을 공동으로 갖추면서 상품화됐으며 현재 연간 12만근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쌀은 80kg 짜 리로 3천6백 가마나 된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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