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당분간 약세 지속/이라크사태 따른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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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산유국 생산 늘리고 가격인하/전면전 아닌한 수급 지장없어
이라크사태로 인한 중동지역 긴장 고조와 겨울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18일 동력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이라크에 대한 다국적군의 1차 공습이 있었던 지난 13일 한때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약세로 다시 돌아서 15일 현재(16∼17일은 휴무로 현물시장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들여다 쓰는 두바이유의 경우 배럴당 15달러로 91년 2월(걸프전 종료시기)이후 2년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동력자원부 관계자는 ▲이라크 사태가 전면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고 ▲반대로 서방선진국 등 소비국들은 원유 비축량을 충분히 확보,이처럼 국제유가가 약세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하루평균 생산량 8백40만배럴을 오는 3월까지 9백만배럴로 늘려 생산할 계획이며 이에 자극을 받은 산유국들이 저마다 증산경쟁에 나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해 12월 하루평균 생산량은 2천5백40만배럴로 회원국끼리 약속한 생산상한선 2천4백58만배럴을 훨씬 넘어섰다.
이같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일부 산유국들은 가격인하에 나서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12월22일 배럴당 0.13∼0.65달러씩 값을 낮췄으며 올들어서는 사우디아라비아(배럴당 0.15∼0.70달러),쿠웨이트(배럴당 0.15달러),오만(배럴당 0.74달러)도 가격인하를 발표하는 등 산유국간의 가격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동력자원부 관계자는 산유국간의 감산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전망인데다 올해 세계 석유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이라크 사태가 전면전 등 돌발사태로 발전하지 않는한 국제유가의 약세현상은 앞으로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제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본격화하거나 이라크 내부반란으로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축출될 기미가 보일 경우 유가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한종범·이기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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